은퇴 후 소득 절벽을 막기 위해 주택연금에 가입했지만, 물가는 오르고 병원비 걱정은 늘어만 갑니다. 이때 솔깃한 제안이 들어옵니다. "연금보험 하나 더 들어서 더블 연금 받으세요." 주택연금만으로 빠듯한 생활비에 보탬이 될 것 같지만, '빚(주택연금)'을 내서 '보험'을 드는 게 과연 맞는 선택일지 불안했습니다. 이 글은 제가 직접 금융 전문가들의 조언과 수익 구조를 뜯어보며 확인한, 주택연금 수령자가 연금보험을 추가할 때의 득과 실에 대한 1인칭 분석기입니다.
주택연금은 내 집을 담보로 맡기고 매달 연금을 받는 '역모기지론(대출)'입니다. 반면 연금보험은 내가 낸 돈을 굴려서 나중에 돌려받는 '저축'입니다. "대출을 받아서 저축을 한다?" 이 문장만 봐도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? 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이 조합이 '신의 한 수'가 되기도 합니다.
1. 주택연금 vs 연금보험,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
두 상품을 혼동하면 안 됩니다. 자금의 출처와 성격이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.
| 구분 | 주택연금 (Housing Pension) | 개인 연금보험 (Annuity) |
|---|---|---|
| 자금 원천 | 집 (부동산 담보 대출금) | 내 현금 (저축) |
| 성격 | 빚 (부채) / 이자 발생 | 자산 / 이자 수익 발생 |
| 지급 방식 | 집값 소진 시까지(또는 평생) 지급 | 낸 돈 + 이자를 나눠서 지급 |
주택연금은 받을수록 '빚'이 늘어나는 구조이고, 연금보험은 낼수록 '자산'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.
2. 위험한 선택: 주택연금 받아서 보험료 내기
가장 피해야 할 최악의 시나리오는 "주택연금 월 수령액의 일부를 떼어 연금보험(적립식)에 가입하는 것"입니다.
- 금리 역전: 주택연금의 대출 이자율(약 4~6%)이 연금보험의 공시이율(약 2~3%)보다 높을 확률이 큽니다.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 낮은 이자의 적금을 드는 꼴입니다.
- 유동성 부족: 60~70대에는 의료비 등 급전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. 보험에 돈이 묶이면 해지 시 원금 손실을 보게 됩니다.
- 사업비: 연금보험은 내가 낸 돈에서 10% 내외의 사업비를 떼고 굴립니다. 수익이 나기까지 오래 걸립니다.
(결론) 생활비가 빠듯해서 주택연금을 받는데, 그 돈으로 또 보험을 든다는 것은 재정적으로 매우 비효율적입니다.
3. 현명한 선택: '목돈'이 있을 때 '즉시연금'
반면, 연금보험 가입이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. 바로 '은퇴 목돈(퇴직금 등)'이 있을 때입니다.
매달 돈을 내는 적립식이 아니라, 목돈(예: 1억 원)을 한 번에 넣고 다음 달부터 바로 연금을 받는 상품입니다.
- 장점: 주택연금만으로 부족한 현금 흐름을 즉시 보완할 수 있습니다.
- 비과세: 1인당 1억 원(또는 요건 충족 시 전액)까지 이자소득세(15.4%)가 면제되는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.
- 건강보험료: 비과세 연금 소득은 건강보험료 산정 소득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건보료 폭탄을 피할 수 있습니다.
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, 국세청 홈택스에서 비과세 종합저축 한도나 금융소득종합과세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절세의 지름길입니다.
4. 나에게 맞는 전략 체크리스트
내 상황에 맞춰 결정해야 합니다.
| 나의 상황 | 추천 전략 | 이유 |
|---|---|---|
| 생활비가 부족하다 | 주택연금만 유지 | 보험료 낼 돈으로 생활비에 쓰는 게 이득입니다. |
| 목돈(퇴직금)이 있다 | 즉시연금 가입 고려 | 목돈을 헐어 쓰기보다 평생 월급으로 만드는 것이 안전합니다. |
| 건강이 염려된다 | 실비/간병보험 점검 | 연금보험보다는 병원비를 막아줄 보장성 보험이 우선입니다. |
5. 최신 트렌드: 인플레이션 방어 전략
주택연금은 가입 시점의 집값을 기준으로 연금액이 확정됩니다. 20년 뒤 물가가 올라도 연금액은 그대로라 실질 구매력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.
- 변액연금: 물가 상승을 대비해 투자 수익률에 따라 연금액이 변하는 상품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. (단, 원금 손실 위험 있음)
- 주택연금 인출한도 활용: 주택연금의 '수시인출 한도'를 남겨두어 급전이나 물가 상승 시 비상금으로 활용하는 전략도 유효합니다.
"주택연금 + 연금보험" 핵심 요약
- 주택연금 수령액으로 또 다른 적립식 연금보험을 드는 건 이자 손해(금리 역전)일 가능성이 큽니다.
- 주택연금은 '기본 생활비', 여유 자금은 '예금이나 즉시연금'으로 운용하는 투트랙 전략이 좋습니다.
- (추천) 퇴직금 등 목돈이 있다면 '비과세 즉시연금'을 활용해 건보료 부담 없이 월 현금 흐름을 늘리세요.
- (주의) 연금보험보다는 나이가 들수록 치솟는 '의료비/간병비' 대비가 우선순위입니다.
더 자세한 재무 설계가 필요하다면 금융감독원 '금융자문서비스'를 통해 무료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.
자주 묻는 질문(FAQ)
A1.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. 기초연금은 소득과 재산을 환산한 '소득인정액'이 하위 70%여야 받습니다. 개인 연금보험 수령액은 '소득'으로 잡히기 때문에, 금액이 크다면 기초연금이 감액되거나 탈락할 수 있습니다. 반면 주택연금은 '부채'로 잡혀서 재산에서 차감되는 효과가 있어 기초연금 수급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.
A2. 네, 가능합니다. 최근 고령화로 인해 70대, 심지어 80대까지 가입 가능한 상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. 다만, 적립식보다는 목돈을 넣는 '거치식'이나 '즉시연금' 형태가 많습니다.
A3. 아니요, 주택연금은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. 내 집을 담보로 빌린 '대출금'을 매달 나눠 받는 것이기 때문에 소득세 대상이 아닙니다. 반면 연금보험(세제적격)은 수령 시 연금소득세를 냅니다.
이 글은 금융 정보 탐색을 돕기 위한 참고 자료이며, 특정 상품 가입을 권유하지 않습니다. 연금보험의 수익률과 비과세 조건은 상품 및 가입 시기에 따라 다르며, 주택연금 가입자가 추가 보험 가입 시 현금 흐름 악화 위험이 있으므로 신중해야 합니다. 계약 전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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